명상록 발췌

 

만일 그대가 정열을 가지고 인간다움과 친절함으로 정의의 법칙에 따라 당면한 일을 하고
부수적인 문제가 방해가 되지 않게 하고 그대의 내면의 신성을 순수하고 정직하게 보존하면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피하지 않으며 현재의 본성에 따른 행실과 진실함으로 만족한다면
그대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되리라.

누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건 나는 선해야 한다. 이 말은 마치 황금이나 에메랄드가 누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건, 나는 에메랄드이어야 한다. 나는 본래의 색깔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야 한다. 

 

당신이 소유하지 않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아보아라. 그리고 만일 당신이 그것들을 소유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갈망했을 것인가를 상기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라.

 

모든 망상을 버려라. 현재에 충실하라. 당신 자신이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충분히 인식하라. 당신의 감각이 느끼는 모든 것들을 그 원인과 본질로 구별하고 분석하라. 당신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라.

 

모래 더미가 서로 쌓이면 이전의 모래가 숨겨지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이전의 이들은 곧 뒤의 일들로 덮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나의 지능이 이 일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만일 감당해낼 수 있다면
나는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도구를 사용하듯이 나의 능력을 그 일을 위해 사용하리라.
그러나 만일 내가 그 일을 감당해낼 수 없다면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내가 물러나서는 안되는 이유가 없는 한 나는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는 보다 재능 있는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
왜냐하면 당신은 싸워서 성채를 쟁취하려는 병사처럼 주어진 일을 완수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어떤 사물도 당신으로 하여금 어떤 견해를 갖도록 강요하거나 당신의 마음을 혼란시키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사물은 본질적으로 당신의 판단을 강요할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라. 다음으로는 자기가 하는 일을 자세히 살피고 그 본질을 주시하라. 그리고 당신은 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하고 인간의 본성이 원하는 것을 바로 행하라. 당신이 가장 정의롭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의에서 신중하고 진실하게 말하라.

만일 선원들이 조타수를 비방하거나 환자들이 의사를 욕한다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조타수가 배에 타고 있는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의사가 자기를 찾아오는 환자의 병을 고칠 수 있겠는가.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행위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으며,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감각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행위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어떤 사람이 곤경에 처했다고 해서 성급히 마음을 움직이지 말라.
당신이 그를 도울 수 있고 그 사람도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을 경우에만 도와주어라. 그러나 만일 그의 곤경에 아무런 도덕적 의미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그가 진정으로 곤경에 처했다고 생각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런 습관을 조장시키는 것도 나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경우에는 마치 노인이 떠나면서 자기가 사랑하는 아이의 팽이를, 그것이 단지 팽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돌려달라고 말하는 노인처럼 행동하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중에서